통일신라 불교 구산선문 실상산문(實相山門)
통일신라 선종(禪宗)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실상산문(實相山門)이다. 통일신라 말 승려 홍척(洪陟)이 전북 남원시 산내문 입석리 지리산 실상사(實相寺)에서 실상산문을 열었다. 제자인 수철대사와 편운대사가 왕실의 후원을 받아 절을 크게 중창하여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초에 크게 번창하였다. 실상산문을 연 홍척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선종을 배웠다. 이후 귀국하여 지산에 머물면서 수행하였으며 흥덕왕과 선광태자의 초빙을 받았다. 제자 수철(秀澈, 815~893)은 당에 유학하지 않고 수척에서 선(禪)을 배워 홍척을 계승하였다. 수척은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통일산라 말에 실상산문가 크게 번창하였다. 실상산문은 통일신라 말, 고려 초에 크게 번창하였으나 실상사 외 실상산문과 관련된 사찰은 많지 않다.
남원 지리산 실상사
실상사(實相寺)는 지리산 북쪽편 운봉분지에서 흘러내려오는 람천과 달궁계곡에서 흘러내려온 만수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평지 사찰이다. 실상사 경내에 남아 있는 동.서삼층석탑(보물 37호)은 통일신라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쌍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또한 거대한 목탑이 있었던 건물터가 남아 있다. 사찰내에는 삼층석탑외에 석등(보물35호), 철제여래좌상(보물 41호), 수철화상탑(보물 33호)와 탑비(보물 34호), 증각대사탑(보물 38호)와 탑비(보물 39호) 등 많은 문화재들이 남아 있다.
보광전 마당에는 통일신라 사찰에서 볼 수 있는 2개의 삼층석탑(보물 37호)이 세워져 있다. 탑의 구성이 불국사 삼층석탑과 거의 비슷하며, 2개의 탑 모두 상륜부 장식이 거의 온전하게 남아 있다. 조형미나 조각수법이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주는 삼층석탑이다.
실상사에는 동.서 삼층석탑 외 동쪽편에 목탑터가 남아 있다. 실상사는 경주 불국사처럼 2개 이상의 불전 영역이 있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실상사 경내 서쪽편 요사채 뒷편에는 실상산문을 열었던 홍척과 그의 제자 수철의 사리를 모신 승탑과 탑비가 세워져 있으며 승탑을 중심으로 작은 암자가 배치되어 있다. 선종계열 사찰에서 수행공간이었던 암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불 수 있는 공간이다.
수철(秀澈, 817~893년)은 통일신라말 승려로 구산선문을 대표하는 실상산파를 일으킨 홍척국사의 제자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실상사를 크게 일으켰다. 탑비에는 그의 생애와 업적이 기록하였는데 마모가 심하여 글자를 판독하기가 힘들다. 탑비에 ‘능가보월탑비(楞伽寶月塔碑)’이라 적혀 있어 ‘능가보월탑’이라고 부른다.
실상사 백장암
백장암(百丈庵)은 실상사 서북쪽 수청산(772 m)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실상사 부속암자로 비슷한 시기인 9세기초에 참선도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보인다. 경내에는 통일신라 말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팔부중상 등 부조상으로 장식된 삼층석탑(국보 10호)와 석등(보물 40호)이 있으며, 청동은입사향로(보물 420호) 등 문화재들이 전해오고 있다.
백장암 삼층석탑(국보 10호)은 기단과 탑신의 지붕돌까지 탑 전체에 다양한 조각상을 새겨 놓고 있다. 탑신 1층에는 보살상과 신장상을, 2층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상을, 3층에는 앉아 있는 천인상을 새겨 놓고 있다. 지붕돌에는 연꽃무늬와 삼존상을 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