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불교 구산선문 사굴산문(闍崛山門)과 조계종
통일신라 선종(禪宗)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사굴산문(闍崛山門)이다. 사굴산문은 범일(梵日, 810~889년)이 846년에 강릉 사굴산 굴산사(掘山寺)에서 처음 열었다. 범일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16년간 머물다 847년 귀국하여 굴산사를 창건한 후 40여 년간 머물면서 선법을 베풀고 제자를 가르쳤다. 범일의 제자 행적은 당나라에 유학한 후 귀국하여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면서 구산선문 중 사굴산문이 가장 번창하게 되었다. 이후 고려 초 혜소국사 혜조(慧照)가 사굴산문을 이끌고 천태종에 밀려 위축되고 있던 선종을 크게 부흥시켰다. 그는 송나라에 유학하여 당시 유행하던 선풍(禪風)과 유교와 융합되는 경향을 체험했으며 왕명으로 송과 거란의 대장경 등을 가져오는 등 고려 불교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후 사굴산문에서는 불일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 ~ 1210년)이 불교개혁 운동인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 불교의 주류인 조계종을 이끌었다.
강릉 사굴산 굴산사(掘山寺)
강릉시 구정면에 위치한 굴산사지(사적448호)이다. 굴산사(掘山寺)는 통일신라 후기(851년)에 범일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굴산사는 강릉지역 호족들의 지원을 받았던 사찰로, 굴산사를 창건한 범일국사 또한 이 지역 호족의 후손이다. 절터 대부분은 지금은 농지로 사용되고 있기때문에 정확한 사찰규모와 영역은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최근에 절터 일부분이 발굴조사되었다고 한다. 절터에는 당간지주(보물86호)와 범일국사의 사리를 모신 승탑(보물85호)와 석조불상 등이 남아 있다.
2012년 발굴.조사 때 법당, 승방, 회랑, 탑이 있었던 건물터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굴산사는 전성기 사찰영역의 반경 300m에 이를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절터 한쪽편에 있는 작은 샘인 석천은 범일스님의 탄생설화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한다. 범일은 강릉 지역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숭앙되고 있다고 한다.
부여 무량사(無量寺)
무량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만수산에 위치한 사찰로 통일신라 때 범일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인근에 있는 성주산문 중심사찰 성주사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고려초에 조성한 오층석탑(보물185호)와 석등(보물 233호)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통일신라말에서 고려초에 크게 번창했던 것으로 보인다. 매월당 김시습이 만년을 보낸 곳으로 조선후기 지역의 중심사찰로 자리잡고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 머물렀던 흔적으로는 영각에 모셔진 김시습 초상화(보물 1479호)와 그의 승탑이 있다. 김시습의 무덤이라 할 수 있는 승탑 앞에는 막걸리가 항상 놓여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순천 조계산 송광사(松廣寺)
송광사(松廣寺, 사적 506호)는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와 함께 3대사찰로 여겨지며 수행을 중시하는 승보사찰로 불리우고 있다. 통일신라 때 창건된 길상사라는 작은 사찰이 있었는데, 고려중기 보조국사가 불교개혁 운동인 정혜결사의 중심지로 삼으면서 송광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송광사는 크고 작은 불전들이 불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크거나 유서깊은 내력을 가진 불전은 많지 않다. 반면에 승려들이 수행하는 공간인 승방이나 요사채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송광사를 대표하는 국사전(국보 56호)도 원래는 승려들이 수행하는 공간이었으며, 고려말 건축양식이 잘 남아 있는 하사당(보물 263호) 또한 승려들이 수행했던 공간이다. 전성기 때 송광사에는 많은 승방들과 사찰 관련 일을 보던 사람들이 살던 건물들로 아주 큰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송광사는 축대를 쌓아 공간을 조성하여 질서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사찰 가람배치와는 달리 동.서로 흘러내리는 계곡을 중심으로 전각을 배치하여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주고 있다. 입지조건이나 가람배치 등에 있어 수행중심 공간으로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송광사는 수행도량이라는 사찰의 성격에 걸맞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크고 작은 요사채 건물들을 두고 있다. 대웅전 뒷편 언덕에 고승들의 영정을 모신 국사전(국보 56호)를 중심으로 하사당(보물 263호), 상사당, 응진당, 시자실, 설법전 등 유서깊은 요사채 건물들이 모여 있는데 이 공간은 담장으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수행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