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내전의 중심건물인 통명전과 양화당 일대는 대비를 비롯하여 왕실이 어른이 거처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궁궐에 속한 많은 후궁들과 궁녀, 어린 왕실 가족들이 거처하는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궁궐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선전기에는 경복궁이 왕실 가족들의 생활공간이 되기도 했지만, 창덕궁에 국왕이 주로 머물렀던 조선후기에는 동궐 중 창경궁과 서궐인 경희궁 일대가 궁궐에 속한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공간이다. 궁궐에 머물렀던 사람들로는 국왕과 왕비, 세자와 가족들, 어린 왕자들, 많은 후궁들, 대비를 비롯한 선왕대의 후궁 등과 이들에 딸린 많은 궁녀와 왕을 호위하는 내시 등을 들 수 있으며, 대부분 이들은 창경궁에 거처했다고 할 수 있다.
대비의 거처로 주로 쓰였던 양화당 아래쪽에는 이 곳에 있던 후궁들의 거처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영춘헌과 집복헌이 있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이곳에서 태어났고, 정조가 자주 머물렀고, 승하한 장소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어서 지금까지 건물이 남아 있는 건물이다. 원래는 2개의 집으로 분리되어 있던 것을 순조대에 큰 화재로 불탄 것을 현재의 모습을 중건하였다. 이 건물은 기본적으로 'ㅁ'자형 구조를 하고 있는 가옥으로, 양반 사대부들이 살았던 한옥과도 다른 형식이면서 일반 궁궐건물과도 다른 궁궐내 후궁들이 살았던 가옥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는 건물들이다.
영춘헌과 집복헌
이 일대는 후궁들의 처소가 밀집된 영역이었다. 영춘헌과 집복헌도 후궁의 거처였다. 현재 집복헌은 마치 영춘헌의 서쪽 행각처럼 붙어 있으나 원래는 두 집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1834년 다시 세우면서 지금처럼 바뀐 것으로 보인다. 사도세자와 순조가 집복헌에서 탄생했다. 정조는 영춘헌에서 독서를 즐겼으며 이곳에서 승하했다. 이 건물의 동쪽에 궁녀들의 거처로 추정되는 작은 건물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빈터이다. <출처:문화재청>
창경궁 일대에 있었던 후궁들의 처소들 중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인 영춘헌과 집복헌이다. 그 중 영춘헌은 정조의 효심이 잘 나타나고 있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사도세자가 태어난 건물 앞에 별도의 거처를 마련하여 만천하에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을 드러내고 명예를 회복시키고자 했던 의지가 드러나는 곳이다. 물론 옆에 있는 통명전의 대비가 보란듯이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했던 곳으로 여겨진다.
사도세자가 태어난 집복헌은 정조가 아주 중요시한 건물로 그의 아들인 순조가 이곳에서 태어나게 했고, 영춘헌는 정조가 거처하던 곳으로 그 또한 이곳에서 승하하였다.
건물은 앞면7칸의 큰 건물로 양반가의 한옥처럼 'ㅁ'자형 구조를 하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순조대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중건한 것이다. 양화당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건물의 규모가 큰 것으로 볼 때 왕실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후궁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춘헌은 옆면으로도 6칸 규모의 건물로 많은 방들로 이루어져 있다. 'ㅁ'자형 구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없다.
2008년 영춘헌
집복헌은 1735년 사도세자가, 1790년 순조가 태어난 곳으로 사도세자의 어머니는 후궁 영빈이씨, 순조의 어머니는 후궁 수빈박씨로 후궁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여겨진다. 집복헌은 원래 영춘헌과 별개의 건물이었는데, 순조대 중건하는 과정에서 영춘헌과 붙혀 놓아 행각처럼 사용하는 건물이다. 영춘헌과는 달리 원래 후궁처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로 보인다. 지붕은 높지 않고 양반가옥과는 달리 바깥쪽으로 툇마루 등을 달아 내어 놓지 않고 있다.
영춘헌과 집복헌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왼쪽편에 있다. 집복헌은 앞면 5칸, 옆면 5칸의 'ㅁ'자형 건물로 마당은 넓지 않고 많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후궁 등의 처소로 궁녀들과 같이 생활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집복현 마당, 'ㅁ'자형 주택의 마당과 행각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부엌은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행각은 온돌방과 대청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온돌방과 대청마루로 이루어진 행각. 툇마루를 두고 있어서 독립적인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화당이나 통명전과 마찬가지로 뒷마당에 계단식 정원을 조성해 놓고 있다.
2008년 집복헌
영춘헌 앞마당의 우물
영춘헌과 집복헌.
후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에서 내려다 보이는 영춘헌과 집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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