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는 왕코르와트로 유명한 동남아시아 캄보디아에서 존속했던 왕조이다. 이 왕국은 당시 태국,베트남,말레이지아의 일부를 포함하는 대제국을 건설했고, 그 화려함은 힌두교사원인 앙코르와트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왕국의 수도 앙코르에는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힌두교, 불교 사원과 궁궐 건물을 비롯하여 도시를 구성하였던 많은 유적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는 많지는 않지만, 크메르 문화를 간략게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크메르인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국교였던 힌두교와 민간신앙이었던 불교 유물들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힌두교 유물들은 말로만 듣던 앙코르와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며, 불상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의 불상들고 다른 색다른 모습의 불상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크메르미술
크메르는 9~13세기 동안 존속했던 왕조로, 전성기에는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타이,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일부를 포함한 대제국을 건설했다. 창건자 자야바르만 2세부터 크메르의 왕은 스스로를 시바나 비슈누의 화신으로 간주하면서 신왕을 자칭했다. 각 왕은 숭배하는 신을 위해 사원을 건립하고, 사후에 이를 자신을 위한 신전으로 사용하게 했다. 크메르의 수도였던 앙코르에는 궁전, 운하, 저수지, 그리고 힌두교와 불교 사원 유적이 남아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건물은 앙코르와트이다. 이는 수리야바르만 2세(1113~1150)가 비슈누신을 위해 힌두교 사원으로, 왕이 죽은 후에는 비슈누와 일제된 왕을 모시는 신전으로 사용되었다.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이곳의 많은 건물은 다양한 신상과 조각으로 장식되었는데, 이들은 온화함과 생명력이 조화를 이룬 특징을 보여준다. <출처:중앙박물관>
인물부조(앙코르시기, 12~13세기). 힌두사원의 부조상으로 보이는데 불교와 같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불상이나, 불교 유물에서 보는 인물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야기를 표현한 부조의 일부이다. 왼쪽에는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한 인물이 정면을 향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뭔가를 이야기하는 인물이 보인다. 오른쪽 인물은 다소 정형화된 신상의 얼굴과는 달리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출처:중앙박물관>
부처(앙코르시기, 12~13세기). 크메르의 부처상이다. 불상을 부조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점이며, 아마도 앙코르와트의 건립 등으로 인해서 당시에는 부조상을 만드는 기술이 상당히 발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크메르의 왕들이 왕권에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 힌두교 신들을 숭배하는 동안,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불교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갔다. 자야바르만 7세는 이전의 왕들과는 달리 불교를 믿었으며, 스스로를 관음보살과 동일시했다. 여기 전시된 불상은 당시 제작된 것으로 눈을 약간 감은 채 선정인을 취한 좌상형식이다. 표면이 마모되어 세부묘사는 잘 확인되지 않지만, 균형잡힌 신체표현과 온화한 표정의 얼굴이 주목된다. 광배는 화려한 화염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출처:중앙박물관>
삼존상(앙코르 시가, 12~13세기). 역시 부조상으로 표현한 삼존불이다. 인물들의 모습이 인도의 불상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불교가 토착화되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인도인보다는 동남아시아인 얼굴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와 로케슈바라, 반야바라밀다보살로 이루어진 삼존 형식을, 자야바르만 7세 시기의 중요한 도상 중 하나이다. 중앙의 부처는 몸을 세 겹으로 말고 있는 나가 위에 앉아 있으며, 머리 뒤로 7개의 나가 머리가 보인다. 손에는 작은 함을 들고 있는데, 이는 치유를 상징하는 약사불의 속성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 옆의 협시는 각각 부처의 무한한 자비심과 완벽한 지혜를 상징한다. <출처:중앙박물관>
락슈미가 조각된 상인방 부조. 힌두교 사원 건축을 장식하던 부조인 것 같은데, 앙코르와트난 힌두사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부조가 아닌가 생각된다. 간접적으로 앙코르와트나 인도의 힌두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유물이다.
부조의 중심에는 락슈미가 2마리의 코끼리 사이에 등장하며, 나머지 부분은 역동적인 마카라 입에서 나오는 굵은 줄기와 이파리처럼 넓고 화려한 넝쿨무늬로 채워져 있다. 락슈미는 비슈누의 부인으로, 부, 행운, 순결을 상징한다. 여기 보이는 것처럼 미술에서 표현될 때 이 여신은 주로 연꽃 위에 서거나 앉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 옆에는 코끼리가 머리 위에서 물을 뿌려주고 있다. <출처:중앙박물관>
인드라가 조각된 상인방 부조(앙코르시기, 11세기)
상인방은 입구나 창문 위를 가로지르는 건축 구재를 가리킨다. 크메르 건축에서 상인방의 장식은 시기에 따라 특징이 뚜렷하여, 건축의 연대를 상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여기 전시된 상인방 부조의 중앙에는 역동적인 자세를 취한 전쟁의 신 인드라와 그가 타고 다니는 3개의 머리를 가진 코끼리 아이라비타가 등장한다. 나머지 부분은 복잡한 넝쿨무늬로 채워져 있다. 넝쿨의 표면에는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모양의 장식이 표현되어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준다. <출처:중앙박물관>
가네샤(10세기 후반)
시바와 아르바티의 아들인 가네샤는 인도와 동남아시에서 인기있는 신 중 하나였다. 인간의 몸을 하고 코끼리 머리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신도들은 가네샤가 장애물을 없애주고 번영을 자져온다고 믿었다. 캄보디아에서 가네샤에 대한 숭배는 앙코르 이전 시기에 시작되었다. 이 가네샤 상은 10세기 후반의 클레앙 양식으로 조각되었다. 다소 경직된 느낌을 지니지만, 이전에 비해 얼굴이 부드러워지고, 신체는 보다 유연해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머리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관을 쓰고, 아래에는 주름진 하의를 입고 있다. 하의는 윗부분을 밖으로 접었고, 가운데 부분에는 2단으로 장식을 늘어뜨렸다. <출처:중앙박물관>
비슈누와 락슈미(Vishnu and Lakshmi), 12세기,
비슈누는 우주의 창조자이며 수호자로, 시바와 함께 힌두교를 대표하는 신이다. 여러 화신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 재난에 처한 세계를 구제하며, 무기를 지물로 드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하나의 얼굴에 네 개의 팔을 지닌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손에는 전장에서 신호를 울릴 때 부는 고둥을 비롯하여 무기의 일종인 차크라(원반), 곤봉 등을 든다. 비슈누의 배우자인 락슈미도 비슈누와 마찬가지로 정적인 자세로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형식을 통해 영속성, 위엄과 같은 신의 속성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중앙박물관>
우마(13세기)
우마는 시바신의 배우자로 파르바티라고도 불린다. 힌두교의 여신들 중 우마는 자애로운 어머니이자 순종적인 부인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상으로 표현되었을 때는 순결함과 관능미를 겸비한 아름다운 모습이 강조된다. 크메르의 사원에서 우마는 종종 시바 상 옆이나 가까이 배치되어 있다. 앙코르의 조각 중에서 자야바르만 7세(1181~1210)시기의 조각은 바이욘양식으로 대표된다. 실제 사람을 접하는 것과 같은 생동감과 표정을 지니며, 특유의 미소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 우마 상은 당시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 예로, 큰 눈, 낮고 넓은 코, 두툼한 입술이 자연스럽게 묘사되었으며,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치마의 윗부분은 단순한 띠 모양으로 처리되고, 정면의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옷자락은 얕은 부조로 표현되고 있다. <출처: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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