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궐내각사는 크게 금천을 기준으로 동쪽편에는 홍문관, 예문관, 내의원 등이 있으며, 서쪽편에는 규장각이 자리잡고 있다. 규장각이 숙종대에 지어진 국왕의 어제와 어필 등을 보관하던 건물에서 출발하여 정조대에 그 기능이 크게 확장되어 국내외 도서의 수집, 왕실 도서의 출판 등 학문의 중추지관으로 변모하였다면, 홍문관은 원래 왕실을 서적을 관리하고 국왕을 자문을 대비하는 기관으로 세종이 집현전을 설치한 이래로 학문을 관장하는 기능을 해 왔던 기관이다. 홍문관은 국왕의 건강을 살피는 내의원, 왕의 말과 글을 대신 짓는 예문관과 함께 정전인 창덕궁 인정전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 국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기관이다. 경복궁에서 집현전이 근정전 서쪽편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국왕을 보좌하던 것과 같은 형태라 할 수 있다.
홍문관은 사헌부.사간원과 더불어 언론 삼사라 불리며, 조선시대 청요직의 상징으로 판서나 정승 등 고위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서 중 하나였다. 홍문관은 영사와 대제학에서 부제학, 직제학, 교리 등 다양한 직책의 관원들로 구성되며, 3정승을 비롯하여 다양한 관원들이 겸직하였다. 원래는 세조대에 집현전을 혁파하면서 국가의 서적을 관리하고 왕의 자문을 맡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홍문관 대제학은 조선사회에서 학문의 수장으로 여겨지며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맡았다. 홍문관을 비롯한 언론삼사는 조선시대 관직 중에서도 선비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직으로 후손들에게도 그들의 경력 중 가장 중요시 된다. 지금도 서원에 모셔진 많은 조선시대 학자들은 이런 관직을 거쳐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덕궁 금천교를 건너면 정면에 외조 출입문인 진선문이 있고, 북쪽편에 궐내각사들이 들어서 있다. 그 중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이 조선시대 엘리트들이 선호했던 삼사 중 하나인 홍문관 건물이 있다. 홍문관은 세종대 집현전의 기능 중 왕실 도서의 수집.출판을 관장하는 기능을 가진 부서지만, 실제로는 학문을 연구하고 국왕을 자문하는 중요한 요직이었으며, 국왕이 학문을 논하는 경연에 참여하는 왕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가진 곳으로 여겨졌다.
홍문관은 '옥당'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과 주변 행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물구조는 대체로 국정을 논하는 중요한 기관답게 폐쇄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다른 궐내각사 건물들과는 쪽문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정문을 통해서만 옥당으로 출입할 수 있다.
행각으로 이루어진 옥당 출입문을 들어서면 특이하게 담장으로 막혀있고, 3개의 작은 쪽문을 두고 있다. 외부에서 홍문관 내부를 볼 수 없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옥당 내부를 출입하는 작은 쪽문. 3면에 쪽문을 두고 있으며, 가운데 쪽문은 옥당 건물로, 양쪽 쪽문은 행각으로 출입하게 되어 있다.
옥당 마담 앞에 세워진 담장. 내부 전체적으로 통행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니고, 통행은 담당 사이로 가능하지만, 시야를 가려주어 각건물내에서 하는 일들을 볼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옥당 마당 담장 바깥에서 본 옥당.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만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옥당은 앞면 5칸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 건물로 대청마루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건물에서는 대제학을 비롯하여 고위직 인사들이 근무했던 공간으로 보인다. 홍문관 관리들은 과거시험에서 성적이 좋은 사람들 중에서도 집안배경이나 정치적 위상이 높은 가문에 속한 사람들로 하위직이라 할지라도 궁궐정문 출입이 허용될 정도로 우대를 받았다.
출입문 옆 행각. 다른 건물의 행각에 비해서 격식있게 구성되어 있다. 홍문관 하위직 관리들이 근무하던 장소로 보인다. 도서의 수집.관리를 담당하던 기관으로 책들을 보관하기 위한 책방으로 행각에 다락방들을 많이 두고 있다.
책들을 보관하던 다락방으로 이루어진 서쪽편 행각
옥당 뒷편 마당
옥당 서쪽편 금천이 흐르는 곳에는 나무들을 심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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