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회암사 동쪽편에 있는 3기의 부도 중 제일 윗쪽에 위치한 나옹선사 부도에는 부도탑이 없어서 형식에 잘 맞지 않아 보였는데 그 탑비는 현재 회암사 서쪽편 언덕에 홀로 서 있었다. 나옹선사는 고려말 회암사를 크게 중창시킨 고승으로 그의 호칭은 나옹선사, 보제존자, 선각왕사로도 불리며 그의 사리탑은 이 곳 회암사 외에도 그가 입적한 여주 신륵사와 원주 영전사지에도 남아 있었고, 그의 영정이 신륵사 조사당에 모셔져 있다. 특히, 신륵사에 있는 사리탑은 조선전기를 대표할 수 있는 석종형 사리탑을 하고 있으며, 영전사지 사리탑은 부처을 사리를 모신 석탑의 형태를 하고 있다. 고려말에서 조선초까지 무학대사와 함께 국가적으로 존경을 받았던 고승이었던 같다.
양주 회암사에 있던 그의 부도탑비인 진각선사 왕사비는 최근인 1997년에 성묘객의 부주의로 인해 비각이 손실되고 비의 몸돌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비의 몸돌은 현재 보존처리를 위해서 경기도 박물관에 있고, 그 자리에는 많이 훼손된 받침돌과 복제품이 놓여 있다. 이 탑비는 고려초기의 탑비처럼 거북모양의 받침돌위에 몸돌을 올려져 있는데 비석에 쓰인 글씨체가 중원고구려비 이후 처음으로 예서체로 적혀져 있다고 한다.
고려말 고승인 나옹선사를 기리기 위한 탑비는 회암서 서쪽편 언덕에 천보산을 배경으로 서 있다. 탑비가 원래 이곳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이하게 부도와 따로 떨어져 있다. 원래의 탑비가 불에 타서 크게 손상되어 복제품이 그 자리에 서 있다.
현재는 원래의 자리에 탑비 몸돌을 받치고 있던 거북모양의 이수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는데, 화재로 크게 손상된 모습을 하고 있다.
화재로 훼손된 원래의 것과 복제된 거북모양 받침돌. 조각수법이 화려하거나 세려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생동감있게 표현되어 있다.
회암사 선각왕사비는 머리돌을 두지 않고, 몸돌 윗부분에 생동감있는 용을 새겨좋고 있는데, 이는 중국 당나라풍의 비석 형태로 지금도 중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다. 몸돌에는 목은 이색이 글을 지은 나옹선사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 적혀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중원고구려비 이후에는 볼 수 없는 예서체로 글씨를 썼다고 한다.
양주 회삼사 뒤에 있는 천보산 봉우리
나옹선사 부도는 회암사 동쪽편 언덕에 있다.
양주 회암사 선각왕사비
회암사터에 서 있었던 비석으로, 고려말의 승려인 나옹(懶翁)화상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나옹(1320∼1376)은 1344년에 회암사로 들어가 불교에 입문하였다. 1358년 원나라에서 돌아와 왕의 부름을 사양하고 구월산과 금강산 등에서 은거하다가 회암사로 다시 돌아와 절을 크게 새로 지어올렸다. 신륵사에서 57세로 입적할 때까지 불법만을 행하였으며, 입적한 후 시호를 ‘선각’이라 하고 그 이듬해에 비를 세웠다. 비의 모습은 당나라의 형식을 닮은 복고풍으로, 비의 머릿돌을 따로 얹지 않았다. 즉 비의 몸돌 윗부분에 두 마리의 용을 새긴 후 그 중앙에 비명칭을 새기는 공간을 두었다. 비를 지고 있는 돌거북은 큰 돌을 단순한 조각기법으로 새겨 다소 추상적으로 다루어 놓았으나, 비머릿돌에 새겨진 용의 조각은 정갈하면서도 역동적이다. 비문의 글은 이색이 짓고, 글씨는 권중화가 쓴 것으로, 나옹화상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비의 글씨는 예서체로서, 고구려 광개토대왕릉비와 중원고구려비 이후 고려말에 와서 처음이다. 이는 당시의 예서 연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한 예이다. 1997년 보호각이 불에 타 비의 몸돌이 파손되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를 실시한 후 보존관리상 2001년도에 경기도박물관에 위탁 보관하고 있다. 비가 있었던 원래의 자리에는 비 받침돌인 귀부가 그대로 있으며, 원형을 본따 만든 비가 세워져 있다. <출처: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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