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동량면 하천리에 있었던 정토사는 신라말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이다. 영남 내륙과 한양을 연결해 주던 주요 교통로인 죽령 아래 남한강 수로를 관리하던 큰 고을인 청풍도호부 지역과 약 20 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제천지역에서 흘러 남한강과 합류하던 주요 교통로에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어 현재의 위치로 옮겨져 있다.
이 사찰은 신라말.고려초 고승으로 태조 왕건이 국사로 모셨던 법경대사와 그 뒤를 이어 홍법대사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큰 사찰이었다. 또한 고려시대 실록을 마지막으로 보관하던 사찰로 이 곳에 있던 실록을 비롯하여 많은 자료와 서적들이 한양으로 옮겨져 세종대에 고려사를 편찬하는 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자료 대부분은 없어지고 그 내용만이 고려사를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절이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왕실과의 깊은 관계와 한강조운에 근거한 경제적 기반이 없어졌기때문에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절터에는 법경대사 사리탑과 탑비, 홍국대사 탑과 탑비가 남아 있었는 이 곳에는 법경대사 탑비만이 남아 있다. 호욱대사 탑과 탑비는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물 17호로 지정되어 있는 법경대사자등탑비. 거북받침돌, 비몬, 머릿돌로 이루어진 통일신라시대 비석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탑비이다. 정토사 옛절터가 충주댐 건설로 수몰됨에 따라서 현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거북받침돌은 그 조각수법이 아주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려초에 만들어졌기때문에 잘 만들어진 거북받침돌이다.
옆쪽에서 본 거북받침돌
비몸돌을 올려놓는 비좌.
거북 등껍질을 육각무늬로 새겨놓고 있다. 이전에 만들어진 무열왕릉비석의 거북받침돌은 무늬가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비해 조각기술이 퇴보해서 그런지 마모가 심한 편이다.
머리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후대의 거북받침돌 형식이다.
거북의 발은 생동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앞쪽에서 본 거북받침돌
뒤쪽에서 본 거북받침돌
거북받침돌은 많이 마모되었는데 비해서 비몸에 새겨진 글자는 아주 또렷하게 남아 있다. 고려태조때 문신인 최언위가 글을 짓고 구족달이 쓴 글씨라고 한다.
뒷쪽에서 본 비몸
용이 조각되어 있는 이수. 중앙에 비의 주인인 '법경대사'가 적혀 있다.
비석앞 단
옆쪽에서 본 법경대사자등탑비
정토사법경대사자등탑비 (보물 17호),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절골
충주댐 수몰지역 내 정토사지에 있던 비를 1983년에 발굴조사를 실시한 후 현 위치로 옮겼는데, 고려 태조 26년(943)에 법경대사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세운 비이다. 법경대사는 신라말 ~ 고려초의 고승으로 정토사를 창건, 포교에 힘썼고, 고려 태조 7년(924)에 국사로 추대되었으며, 태조 24년(941)에 63세로 돌아가시자 생전의 업적에 따라 법경이라는 호를 내리고 공적을 칭송하기 위해 최언위가 글을 짓고 구족달이 써서 건립하였다. 이 비문에는 충주를 '중주'로 표기하고 있어, 탑평리 7층석탑을 중앙탑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 지역이 한반도의 중심지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부처의 진리가 사방으로 퍼지는 빛을 상징하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거북모양의 받침돌과 영혼이 천상의 세계로 인도됨을 의미하는 두마리 용을 조각한 비의 머리 등은 고려초기 석조미술의 정수를 이루고 있다. 법경대사자등탑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고 한다. 같이 있던 사리탑은 일본으로 반출되어 남아 있지 않다. <출처:충주시청>
정토사 절터는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었다고 하며, 탑비 앞에는 절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초석들을 옮겨 놓아, 옛 건물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옛 정토사 건물에 사용되었던 석재들
탑비 앞에는 국보 102호로 지정된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이 승탑은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일반인이 지금을 볼 수 없는 유물이다.
이 탑비는 충주시 동량면에 있는 충주호리조트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탑비가 있는 마을 아래의 충주호
정토사법경대사자등탑비가 옮겨져 있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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