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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이야기

뿔잔(Rhyton), 서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

younghwan 2021. 4. 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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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톤(Rhyton)으로 불리는 쇠뿔 형태의 뿔잔(각배)은 멀리 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에 기원을 두고 있다. 서역과의 문화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로 신라뿐만 아니라 가야 등 다양한 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되고 있다. 출토된 뿔잔들은 크기나 형태면가 매우 다양하며, 이들 지역과 중앙아시아 흉노를 거쳐 스키타이와 교류한 흔적으로 보고 있

신라의 각배

우리나라에서 뿔잔이 등장하는 것은 삼국시대부터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 뿔잔에 물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출토지가 알려진 뿔잔은 많지 않지만 대체로 경주를 중심으로 신라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김해, 부산, 창녕, 달성 등에서 출토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추왕릉 지구에서 출토된 뿔잔은 받침대 형태가 당시 유행하던 굽다리접시와 동일하여 뿔잔이 신라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뿔잔, 6세기, 경북 포항 냉수리, 경주박물관, 2015년>
<뿔잔과 잔받침대, 5~6세기, 미추왕릉 C지구 7호 무덤>
<뿔모양 잔, 삼국시대(신라) 5세기, 중앙박물관, 2014년>
<뿔잔, 동해 구호동, 신라, 춘천박물관, 2012년>
<금동제 뿔잔, 경주 금관총, 경주박물관, 2011년>

가야의 상형토기

가야에서 출토된 상형토기 중에는 중앙아시아 유목민들과 교류흔적을 보여주는 뿔잔은 형상화한 다양한 각배들이 있다.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국보 275호)과 가 있으며,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함안 아라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바퀴달린토기도 각배의 일종이다.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은 높이 23.2 cm 크기의 인물형 도기로 나팔모양의 받침 위에 판을 설치하고 그 위에 말을 탄 무사의 형상을 올려놓고 있다. 표현방법이 매우 사실적이어서 가야무사의 복식과 무기 등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말 탄 무사모양 뿔잔, 5~6세기, 전 김해 덕산리, 국보 275호>

도기 말머리장식 뿔잔(보물598호)은 부산 복천동 무덤에서 출토된 대표적인 각배로 말 머리가 달린 뿔모양 잔이다. 전형적인 각배의 형상을 하고 있는 유물로 낙동강 유역의 가야와 신라 지역에서 발견되며 남성적이고 신성한 말에 대한 신앙을 엿볼 수 있다. 

<도기 말머리장식 뿔잔,부산 동래 복천동, 보물598호, 삼국시대(가야) 5세기 중앙박물관, 2014년> 
<뿔모양 잔, 전 경상도 지역, 1982년 입수, 삼국시대(가야) 5~6세기, 중앙박물관, 2014년>
<뿔모양잔, 각배(Angulate vessel), 김해박물관, 2012년>
<뿔모양잔(Horn shaped cup), 마산 현동, 김해박물관, 2012년>

수레 모양 토기는 둥글고 큰 수레바퀴를 뿔잔의 양 옆에 붙여 만든 것으로 무덤에서 출토된다. 영혼을 나르는 의미로써 제사 등의 의례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레바퀴장식토기(Pottery with wheel), 함안 말이산, 김해박물관, 2012년>
<수레바퀴모양토기, 전 경남지역, 삼국시대(가야) 5~6세기, 중앙박물관, 2014년>
<청동뿔잔, 창녕 교동, 김해박물관, 2012년>

고려시대 이후 

고려시대 이후 뿔잔은 일상적인 기호품으로서 청자나 백자로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백자로 된 뿔잔은 매우 희귀하다. 뿔 머리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양감의 변화가 절묘하며 뿔의 끝에는 철사 안료를 칠하여 강조했다.

<뿔잔, 조선 15~16세기, 보물 1061호, 중앙박물관, 2010년>

세계의 뿔잔

각배(角杯)는 소의 뿔로 만든 잔과 도기, 자기, 금속기 등으로 이를 모방해서 만든 것으로 영어로는 라이튼(Rhyton)이라 부른다. 지중해에서는 바닥에 구멍이 있어 와인과 같은 액체를 마실수 있는 형태가 있으며, 바닥이 막혀 있어 잔의 용도로 사용하였다. 각배는 청동기시대 기원전 2천년 경 에게에서 유래되어 유라시아 전역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하여 유럽에서는 금속제 각배가 많이 만들어졌고, 중앙아시아 스키타이인들의 무덤에서 많이 출토된다. 중국에서도 고대 예기 형태로 출토되고 있지만 많지 않은 편이다. 

<각배(Rhyton),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스키타이황금문명전, 2012년>
<리톤과 조각편(6~7세기). 우즈베키스탄, 중앙박물관, 2010년>
<쇠뿔잔, 신석기시대, 다원커우문화(기원전 4,300년~2,600년), 중국 산동성, 산동성박물관, 2013년>
<동물모양각배, 동지중해 연안, 2~4세기, 중앙박물관특별전,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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