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glass)는 과학적으로는 액체를 냉각하면 일정정한 온도에서 응고되어 결정되지 않고, 점성이 증하가 굳은 고형물이 되는 현상을 말하여 그중 무기물이 이런 상태로 된 것을 유리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유리는 규사.탄산나트륨.탄산칼슘 등을 고온으로 녹인 후 냉각하면 생기는 투명한 물질을 통칭하여 부르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규산염유리가 통상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유리라고 할 수 있다. 유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청동기시대 북부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설과 이집트라는 설도 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유리는 고대사회에서 보석이나 귀금속처럼 신분을 상징하는 의기로서 상류층만이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초기에는 유리로 작은 병이나 펜던트 등 장신구만을 만들수 있었으나 기원전 1세기 대롱불기 기법이 개발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그릇과 같은 큰 용기를 만들수 있게 되었다. 유리제품은 도기와 함께 고대 지중해 무역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물품이었으며, 실크로드를 통하 유라시아대륙을 걸처 한반도까지 고대 로마나 페르시아에서 만든것으로 추정되는 유리제품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반도에서는 중국이 서역과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 중 하나로 실크로드라는 교역로가 크게 번창했던 한나라 시대에 낙랑지역에서 유리구슬, 귀걸이 등 장식유리가 발견되고 있으며, 경주 금관총, 천마총, 서봉총 등에서 유리잔, 유리주발, 유리병 등 다양한 종류의 유리제품들이 출토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서역에서 수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부여를 비롯하여 삼국시대 유적지에서는 유리제품을 생산,제작하였던 공방들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에서는 유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도자기가 크게 발전함에 따라서 유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서구나 중동에 비해서 유리 제작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며, 유물들도 그리 많이 발견되는 편은 아니다.
유리, 삼천년의 이야기
유리는 우리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기에 정작 그 역사성이나 물질적 본질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이미 사천여 년 전 유리라는 소재의 특성을 발견하고, 이를 가공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선보이는 특별전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 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는 다채로운 그 노력의 과정을 함께 느껴보는 전시입니다.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기원전 15세기부터 기원후 15세기 사이에 제작된 유리 제품 375점을 소개합니다. 사회적 수요와 주어진 기술적 조건의 한계 속에서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으로, 투명하면서도 화려하게'라는 모순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했던 옛 유리장인의 고민을 제작기법과 예술적 감각이라는 두 측면에서 살펴볼 것입니다. 고대 유리 발상지의 유리제작 전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리의 다양한 매력을 만끽하고, 근.현대 실용 유리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재음미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1012년 겨울, 고대 사회에서 중요한 물품으로 지중해 해상무역이나 실크로드 무역에서 중요한 교역품이었던 유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리, 삼천년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약 375점의 다양한 유리로 만들어진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대 이래로 발전한 유리제작기법이나 교역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유리 제작의 시작
인류가 유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0여 년 전의 일이다. 초기에는 구슬처럼 착고 속이 꽉 찬 형태로 만들어지다가 기원전 1500년경 용기의 형태가 처음 등장했다. 초기의 유리 제품은 대부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발견된다. 기원전 1세기 대롱불기 기법이 개발되고 보편화되기 전까지, 유리는 틀을 이용하여 주조하거나, 심 주위에 유리를 감아 만들거나, 모자이크 막대를 잘라 만들었다. 이런 기법으로는 소형의 용기만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 유리는 가구에 상감하여 장식하거나 향유를 담는데 주로 사용되었다. 제작에 공이 많이 드는 초기의 유리는 상류층만 소유할 수 있는 고가의 물건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지중해 연안의 도시가 유리제작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특히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23~31년)에는 유리 생산 및 제작 기술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어, 모자이크 제품을 비롯한 고급 유리 그릇이 동지중해 연안의 공방에서 지중해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멀리는 흑해까지 수출되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고대 주요 국가와 유리의 생산지
현재의 이란 북부, 이라크, 아제르바이잔에 해당하는 북메소포타미아는 기원전 1500년경 고대 미탄니 왕국의 본거지로서, 초기 유리 생산의 거점이었다. 이곳에서 제작된 유리는 라피스라줄리나 터키석의 색을 모방한 불투명한 푸른색이 많았다. 메소포타미아의 종교 문화에서 라피스라줄리는 정화의 재료로 중시되었다. 지중해 세계에서도 푸른색 돌이 신을 형상화하는 데 많이 쓰였고, 그리스 민간에서는 푸른색이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보석의 푸른색을 닮은 유리도 같은 작용을 한다고 여겨져, 목걸이나 펜던트 등 몸에 지닐 수 있는 장신구로 만들어져 착용되었다. 원형 펜던트에 보이는 별무늬는 고대 오리엔트에서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이슈타르의 상징이도 하다. <출처:중앙박물관>
별무늬 원형 펜던트(Disk pendant with staburst pattern), 북메소포타미아, 기원전 14세기
원형 펜던트(왼쪽). 원형 펜던트(가운데 왼쪽), 동물모양 부조가 있는 구슬 (가운데 오른쪽), 머리 모양 구슬(오른쪽), 북메소포타미아, 기원전 14세기
기원전 1500년 무렵에 만들어진 유리는 대부분 색이 화려한 구슬 형태이다. 목걸이에 주로 사용된 사각형의 구슬은 홈이 파인 거푸집에 유리를 부어 주조하였다. 갈색과 흰색유리를 섞어 만든 구슬은 줄무늬 마노를 모방했다고 생각된다. 폭을 넓게 만들어서 어느 정도 중량감이 있지만, 돌로 만든 구슬을 사용했던 기존의 목걸이에 비하면 착용시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졌을 것이다. <출처:중앙박물관>
목걸이, 북메소포타미아, 기원전 14세기.
미탄니 왕국에서는 보석을 대신하여 유리 구슬로 만든 목걸이가 다수 제작되었다. 사각형, 원형, 대롱이나 항아리 모양을 한 다양한 구슬이 사용되었다. 둥근 구슬은 짧은 유리봉을 말아 양끝을 붙여 만든 것이 많고, 그 외에도 여러 방법이 쓰였다. 모두 한 알 한 알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는 공정이다. <출처:중앙박물관>
목걸이, 북메소포나미아, 기원전 14세기
화려한 색감과 조형가 돋보이는 유리로 만든 목걸이.
이집트는 메소포타미아와 더불어 일찍부터 유리가 제작된 지역이다. 특히 다양한 색의 유리를 가공하여 가구나 목관, 장신구에 상감하는 장식법이 발달했다. 상감에 사용된 유리는 대체로 불투명하고 속이 꽉 찬 형태를 하고 있다. 전시된 옆얼굴 모양 상감재처럼 몇가지 색유리를 써서 모양을 먼저 만든 뒤 김밥 자르듯 잘라 한 번에 여러 개의 얼굴 조각을 얻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출처: 중앙박물관>
옆얼굴 모양 상감재, 기원전 3~1세기
가슴 장식용 상감재, 기원전 7~1세기
에게해를 중심으로 한 동지중해 연안에서는 북메소포타미아 지역과 달리 투명한 유리 구슬이 제작되었다. 청색 계열로 아주 얇은 것이 특징이며, 한쪽 표면에 소용돌이나 동심원, 꽃문양 등을 넣어 꾸몄다. 그리스의 묘에서 이마에 이 같은 장신구릉 올려 놓은 시신이 발견된 적이 있어, 일상생활보다는 부장에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출처:중앙박물관>
이마장식(목걸이), 에게해 주변, 기원전 14세기
목걸이의 화려한 펜던트
유리로 만든 목걸이. 이전의 것에 비해서 유리가 더 투명해 졌다.
목걸이를 구성하고 있는 유리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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