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전해오는 많은 금속공예품 중 많은 유물들을 남겨 놓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불교 의식구일 것이다. 그 중 당시 불교신앙의 중심이었던 탑에 보관하였던 불국사삼층석탑으로 대표되는 사리엄장구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처럼 역사적 의미가 큰 유물도 있지만, 각종 사리갖춤들은 당시 불교신도들의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예술적으로도 상당한 걸작품을 남겨 놓고 있다.
사리엄장구 외에도 불교의식구 중 여러 걸작품을 남겨놓고 있는 것이 정병일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고예품인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이 전시되어 있다. 은입사기법을 이용해서 만든 향로,향완 등도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불교의식에 사용하는 것들이어서 그런지 정성을 들여서 만든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들로 생각된다.
1. 정병
청동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고려시대, 12세기, 국보 92호). 물가의 풍경이 은입사기법으로 그려져 있다고 해서 물가무늬정병이라고 불리는 정병이다. 이런 무늬가 그려진 경우가 많다고 하며, 아마도 중국 남조 도교의 영향이 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병을 보면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마귀에게 잡혀서 정병안에 갇힌 장면이 생각난다.
연못에서 물오리들이 노닐고 하늘에는 철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이는 풍경이다.
버드나무, 물오리, 그리고 노젓는 어부가 어우러진 물가풍경을 표면에 홈을 파고 은선을 박아 넣은 은입사 기법으로 그려넣고 있다.
청동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고려시대 대표적인 금속 공예품의 하나로 높이 37.5㎝의 정병(淨甁)이다. 어깨와 굽 위에 꽃무늬를 돌리고, 그 사이에 갈대가 우거지고 수양버들이 늘어진 언덕이 있으며, 주위로 오리를 비롯하여 물새들이 헤엄치거나 날아오르는 서정적인 풍경을 묘사하였다. 먼 산에는 줄지어 철새가 날고 있고, 물 위에는 사공이 조각배를 젓고 있다. 이들은 모두 청동 바탕에 은을 박아 장식한 은입사(銀入絲)기법을 썼으며, 은상감무늬이다. 물을 따르는 부리에는 뚜껑이 덮혀 있는데 구멍을 뚫어 장식하는 기법으로 덩굴 무늬를 새기고, 그 옆면에는 연꽃 무늬를 배치하였다. 목 부분에도 뚜껑이 있는데 은판(銀板)을 뚫을새김으로 장식하였다. 이 정병은 형태에 있어서 안정감 있고 유려한 곡선미를 보여주며, 무늬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고려 전기부터 크게 발달된 입사기법(入絲技法), 즉 은을 박아 장식하는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은입사정병은 여러 점이 알려져 있으나, 이 정병은 잘 조화된 우아한 모습을 보여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문화재청>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정병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또다른 물가풍경무늬가 그려진 정병
정병은 부처에게 바치는 깨끗한 물을 담는 병으로, 승려가 지녀야 하는 18가지 필수품의 하나였다. 일찍이 통일신라 석굴암의 범천상에 보이며 고려시대에 유행하여 청동과 청자로 많이 제작되었다. 특히 정병 표면을 파고 은실을 끼워 넣는 입사기법을 사용하여 물가 풍경을 그림처럼 장식한 예가 많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2. 향로, 향완
청곡사 향완(진주 청곡사, 조선시대, 1397년). 진주 청곡사에 있었던 조선 태조의 비인 전주강씨를 기리기 위해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향완이다. 향완에 그 내력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홍무 30년(1387년) 태조왕의 비 신덕왕후 강씨의 본향인 진양의 청곡사 보광전에 향로를 만들어 봉양하였다. 청곡사 중창 비구 상총과 김사행, 김진이 모든 사람들이 불법을 이루기를 기원하여 함꼐 소원을 빌었다. 은입사는 김신강이, 주조는 부금이 하였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향완은 그릇 모양의 몸체에 나팔 모양의 높은 받침대가 있는 향로로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다. 이 향완은 고려시대 향완의 형태를 이었으며, 표면에 홈을 파고 은선을 박아 넣은 은입사 기법으로 범자무늬와 연꽃무늬, 넝쿨무늬를 장식하였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연꽃모양향로 (고려, 1077년)
향로(조선시대).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했던 향로인 것으로 보인다.
향완 (조선시대, 15세기)
향로는 고대 인도지방에서는 고온다습하여 생긴 악취를 없애고 해충을 쫓기 위해 향을 사용하였다. 향을 공양하는 것을 최고의 대접으로 여겼으며 잡귀나 잡념을 제거한다고 하여 불교 의식과 여러 의례에 사용하였다. 한국에서는 향을 태우는 그릇인 향로를 삼국시대부터 사용하였다. 그릇 모양의 몸체에 나팔 모양의 높은 받침대가 있는 향로를 특별히 향완이라고 하며,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3. 주전자, 항아리
주전자(고려시대)
운봉사 항아리(고려시대, 13세기)
불교의식구란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를 가리킨다. 불교의식은 부처와 죽은 사람에게 공경하는 마음으로 음식, 꽃, 향 등을 바치고 어려운 불교의 가르침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다. 또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실천방법이기도 하다. 불교 의식구는 쓰임새에 따라 범음구, 공양구, 장엄구, 밀교법구 등으로 나뉜다. 범음구는 소리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모으고 교화하는 데 쓰이는 도구로 종, 쇠북, 구름모양의 운판 등이 있다. 공양구는 부처님께 공양드리는 데사용되며 촛대, 향로, 정병이 이에 속한다. 부처의 정토 세계를 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장엄구로는 불교 사찰의 전각을 장식하는 번, 당 그리고 사리봉안을 위한 사리갖춤이 있다. 밀교 법구로는 고려시대 밀교의식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금강령과 금강저가 있다. <출처: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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